“서로에 대한 혐오나 공격이 아니라 조율이나 희망을 가지도록 하는 게 정치입니다. 저는 지금 정말 제대로 하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취임 1년을 맞은 은수미 성남시장. 지난 24일 만난 은 시장의 모습에는 취임 1주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분주함이 느껴졌다. 인터뷰 초기 은 시장은 “정치인이 쉬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며 “대한민국은 이제 새롭게 거듭나는 두 번째 도약의 단계에 접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이 바로 제대로 된 정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밝게 웃었다.

취임초기 아동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 논란에도 특유의 돌파력과 강단으로 시정을 이끌어 왔지만 은 시장은 다시 또 하나의 난제를 만났다. 인구 100만 도시에게 주어지는 특례시. 이에 94만의 인구를 가진 성남시는 행정수요 140만을 주장하며 특례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성남시는 1기신도시 분당과 2시신도시 판교에 위례라는 신도심과 기존 원도심이라는 태생적 차이를 가진 그 속에서 아시아실리콘밸리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은 시장이 강조하는 ‘평등과 복지’의 길의 정치철학은 아동의료비 본인 부담 100만원 상한제를 전국최초 시행을 알리며 서서히 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은수미 성남시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24일 성남시청 5층 쉼터에서 진행했다. 아래는 은수미 성남시장과 이민선 <오마이뉴스> 기자가 나눈 일문일답을 재구성한 것이다.

-최근 뜨거운 이슈인 ‘성남 특례시’ 왜 성남시가 특례시가 돼야하는지?
저희가 특례시를 하려고 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첫 번째는 성남시민. 거주하는 시민 포함한 성남시와 관련된 모든 분들에게 질 좋은 서비스 제공하겠다. 예를 들어 유동인구를 보면 환승까지 포함해서 성남시를 다녀가는 수가 250만. 그중에 2시간 이상 머무르시는 분들이 149만 정도다. 그러면 저희는 시민들을 위한 서비스를 150만에서 250만 사이 생각하며 시민들의 서비스 제공해야 하는데 저희 행정인프라는 50만에 맞춰져있다.

성남오시는분, 거주하시는 분 포함해서 시민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기가 좀 어렵다. 그래서 이제는 거주인구 혹은 등록차량이 몇 대냐 이게 아니라 유동인구 행정수요 이걸 가지고 하자고 하는 거다. 어차피 서비스는 그렇게 하는 거다.

(두 번째로)성남을 AI의 메카로 그런데 대한민국의 AI메카를 넘어서 글로벌 AI메카로 만들어 가는 게 성남시 목표다. 판교기업들과 원도심에 있는 하이테크 벨리 기업들 지원해야 되지않나? 그런데 50만 행정인프라로는 불가능하다.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 대한민국의 기업과 경제를 지원하는 허브로서 저희들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특례시 지정을 해 달라.

-특례시가 되면 성남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혜택은?
우선 행정서비스를 느낄 거다. 공공영역이 좀 더 확장되기 때문에 서비스를 더 촘촘히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재정적 여력 커진다. 내년만 해도 공원을 매입해야 해서 매년 800억씩 부채를 져야 한다. 그런 것들을 완화시킬 수 있을 거다.

또 분당이 한 30년 됐고 성남 전체가 50년 됐다. 50년 정도 되면 도시가 새롭게 거듭나야 된다. 재생을 할 건지 재개발을 할 건지 도시경관을 어떻게 할 건지 이게 논란거리다. 이런 것들을 시민들과 머리를 모으고 숙의를 해야한다. 앞으로 50년을 또 새로운 기적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특례시가 필요하다.

“아시아 실리콘 밸리 도시 새롭게 재구성 하는 것…교통, 주거, 문화 변화 이미 시작”

-아시아 실리콘 밸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민들 언제쯤 진면목 느끼실지?
이미 조금씩 느끼고 계신다. 저희가 과거에는 산업개발. 기업지원하면 정말 산업단지 만들고 지원하는 거였다면 지금은 도시를 새롭게 재구성하는 거다. 아시아 실리콘 밸리는 성남을 새롭게 재구성하는 것이다.

저희들이 최소한 3가지는 할 거다. 첫 번째는 교통이다. 대중교통 대폭 확대하겠다. 그다음이 주거다. 성남은 특히 20~40대까지 사람들이 가장원하는 것이 주거권 확보다. 임대료가 저렴하거나 값싸고 질 좋은 주택이 있었으면 좋겠다란 말씀을 많이 하신다. 세 번째가 문화다. 요즘은 일하시는 분들이 특히 젊은 분들이 문화를 원한다. 일하시고 저녁때 잠깐 맥주한잔. 그래서 서로 의견을 나누는 그런 커뮤니티 공간 플랫폼이 있을 때 여기서 창의력이 나오는 거다. 그래서 그런 문화적인 공간과 플랫폼을 만드는 것. 이런 걸 이미 시작을 하고 있다. 이미 느끼고 계실 거다.

저희는 아시아실리콘밸리가 판교만 잘나가가게 하는 게 아니라 지역전체 특히 원도심까지 (함께)잘나가려는 거다. 하이테크밸리 경쟁력강화 사업도 시작했다. 친환경적이고 친 생태적인 도시를 만드는 것이 아시아실리콘밸리의 목적이다. 요즘처럼 교통이 편리해지고 1일 생활권이라고 하잖나. 전국 1일 생활권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거다. 행안부의 지방자치법 31년만의 전면개정에 왜 인구기준으로 하냐 질문하는 이유가 있는 거다. 인구기준으로 하면 비수도권 차별된다. 하지만 인구기준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권으로 생각하고 각자 자기 역할을 하고 행정인프라를 갖추어 주는 것으로 접근을 바꿔버리면 문제가 좀 달라진다. 저는 이런 허브들을 만들고 그걸 벨트로 연결하고 그것을 세계적인 시야에서 조망해 봐야한다.

“광주대단지 사건 이겨내고 현재의 성남 만든 시민들 자랑스러워”

-많이 알려진 성남근현대사의 중요한 광주대단지사건 재조명 하신다는데?
우선 저는 많이 안 알려졌다고 생각한다. 혹시 청계천 박물관 가보셨나? 거기 보면 이주당했다고 하고 끝이다. 성남은 그중 12만이 강제 이주 되셨다. 한겨울에 한밤중에 산 껍질만 벗겨서 우리를 내다버렸다고 얘기하시는 분도 계신다. 수도도 없고 길도 없고 화장실도 없다. 군용천막 받아서 생활하셨다. 그래서 제가 기적이라고 하는 거다. 이걸 아는 사람이 없다.

그 당시 이주가 될 때 집은 한 채씩 주겠다는 거였다. (당시 땅값 폭등으로) 그것 때문에 저항을 했더니 구속됐고 22분은 지금까지 사면복권이 안됐다. 이분들은 정말 부당함에 항의를 하다 구속이 됐는데 풀려나고 나서 어떤 분은 삼청교육대까지 가셨다. 그 역사 자체가 없다.

그런 분들이 이겨내고 도전하면서 만들어 온 성남이다. 처음에 원도심은 강제이주됐고 그 다음에 분당 1기 신도시, 판교2기 신도시 그 다음에 위례신도시까지 해서 만들어진 게 50년 성남이다. 그분들이 초기에 버티어내지 않았더라면 만들어낼 수 가 없었던 도시였던 거다. 감사해야 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아동의료비 본인부담 100만원 상한제…아픈 아이 기부 아닌 사회가 책임져야”

-요즘 뜨는 이슈 전국최초 아동의료비 본인부담 100만원 상한제 어떤 정책인지?
오마이뉴스에 처음 얘기하는 거 같다(웃음). 다음 달부터 시작된다. 사실 그동안 복지부와 협의하느라 굉장히 시간이 걸렸다. 우선 이게 무엇인가 하면 혹시 TV나 이런 거 보면 기부천사 라며 “우리아이 힘들어요. 기부해주세요.” 그런 거 보신 적 많지 않나? 기부하는 분들 있다. 저는 더 이상 기부를 통해서 아이들 생명 연장시켜선 안 된다. 그것은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인 거다.

그래서 더 이상 기부 받지 않고 적어도 아픈 아이면 사회가 치료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게 기본 정신이라고 보시면 된다. 그래서 아동의료비 100만원 넘는 의료비에 대한 것은 이제 사회가 시가 책임지겠다는 게 발상이다.

0~12세까지 일단 하고 이게 긍정적이다 하면 18세까지 연장할 생각이다. 우리가 꽤 큰 지자체 임에도 지금현재 어린이들 병원비 책임지는 연간예산이 아무리 많이 들어도 15억이다. 문재인 정부 칭찬 많이 해드리고 싶은 게 비급여의 급여화다. 이게 굉장히 많이 진척 됐더라. 그래서 15억도 많이 잡은 거다. 할 만 하지 않나. 그러니까 시작을 해보자는 거다.

-앞으로 계획이나 각오, 성남시민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저와 함께했던 1년 어떠셨는지요? 여전히 고민도 많으시고 여전히 삶의 불안함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제가 취임 초에 약속드렸다. 가까이 더 가까이 다가가서 항상 따뜻하고 언덕이 되겠다고. 이제 2년차에는 ‘업그레이드 성남’, ‘언덕이 되는 시정’이 되고자한다. 앞으로 원도심·신도심 1조원이상 앞으로 투자가 돼야한다. 국비도·시비도 새롭게 마련해야하고 필요하면 부채도 일부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이해해 달라. 그런 대규모 투자나 재원 지원을 통해서 여러분이 만들어 오신 50년의 성남과 앞으로 만들어갈 50년의 성남을 성남시 2700여 공무원과 제가 항상 응원하고 함께하겠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더 행복하시고 더 많이 웃으시길 바란다.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