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계약직 장그래를 통해본 현실의 우울한 청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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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미디어리포트 뉴스> 박정훈 기자
 지난 29일 방영한 tvN <미생> 14회 한 장면
ⓒ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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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 <미생>. 매회 새로운 스토리와 주제로 평균시청률 6.3%, 최고시청률 7.9%를 기록하며 이야기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전회의 암시에 이어 미생 14번째 대국 14국에서는 계약직 장그래의 우울하고 무기력한 모습이 그려졌다. 계약직이라는 불안하고 위태로운 장그래를 통해 우울하지만 천박하지 않게 우리의 어두운 현실을 담담히 담아냈다.
 
“우리 회사니까요”라며 요르단 사업 건을 멋지게 치러낸 장그래. 사장의 칭찬까지 받으며 한껏 우쭐해질 법도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현실 속의 장그래는 그 ‘우리’속에 들어가지 못했다. 월초 연봉계약에서도 제외되는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이하며 그는 현실 속 자신의 모습을 다시 한번 바라보게 된다.
 
장그래는 현실의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며 방황하며 번민한다. 계약직이라는 상황이 변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직감한 듯 그는 깊은 한숨을 자신의 어깨 위로 내린다. 이렇게만 계속하면 정규직이 되느냐는 장그래의 물음에 오차장은 단호하다.
 
그는 냉정히 말한다. “정규직이 되지 못할 것” 이라고. 오차장은 감언이설하지 않는다. 모질게 보일만큼 장그래에게 희망을 거두길 차갑게 이야기한다. 그는 그런 행동과는 반대로 과거 자신의 말로 희망을 품다 죽음에 이른 계약직 여사원 이은지의 모습과 장그래를 오버랩하며 괴로워하며 번민한다. 이미 오차장 그 안에 ‘우리’라는 틀로 들어와버린 장그래. 그가 계약직이라는 신분 때문에 자신이 다시 한번 지켜줄 수 없을 거라는 불안감과 무력감을 직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욕심 부리지 말라”고하는 그에게 장그래는 반문한다. 자신만의 욕심도 허락받아야 하느냐고. 그저 같이 ‘우리’라는 틀에서 계속, 함께 일하고 싶은 것 뿐이라고. 당연한 권리인 정규직이 이 세상의 계약직인 누군가에는 일상의 꿈이 되고 욕심이 된 현실을 장그래를 통해 다시 한번 무기력하게 바라보게 해준다. 이렇듯 드라마가 포커스를 맞춘 계약직이란 그 이름은 그자체로 앞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희망을 주기보다는 당연한 권리인 정규직이라는 꿈을 꾸게 하는 모순의 현실을 보여 준다.

 지난 29일 방영한 tvN <미생> 14회 한 장면
ⓒ tvN<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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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 장그래를 통해 보는 현재 대한민국의 불안한 꿈
 
드라마 미생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대한민국의 불안하고 위태로운 청춘들과 그 옆에서 그것을 바라보며 청춘이 아님에도 위태로운 자신들의 모습을 투영하기 때문은 아닐까? 현재가 불안한 누군가와 그들을 바라보며 자신들의 불안함까지 되새기게 하는 현실. 평범한 현실을 기대하지만 정규직, 계약직이라는 신분으로 현실의 불안감을 지속시키는 현실의 공간 속에서 출구가 어디인지 돌아보게 만든다. 되지못할 정규직이란 그 허울을 지속적으로 존재시키며 현대인들의 삶까지 비틀거리게 한다. 비틀거리면서라도 살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삶을 드라마 미생은 민낯으로 실감나게 그려낸다. 현실감 있는 웃픈 캐릭터와 우리가 지나치며 보아왔던 낯익는 거친 상황들을 장치로 사용하며 한순간 한순간을 절묘하게 잡아낸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수많은 청춘들이 계약직의 삶을 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비정규직의 불안한 삶을 살아가면서 당연한 권리인 ‘정규직’이란 것을 꿈까지 꿔야 되는 말이안되는 처절한 상황까지 왔다. 때론 어떤이는 계약직을 무기계약직이란 이름으로 바꿔놓고 생색을 내기 까지 한다. 일말의 안정감은 있겠지만 불안한 비정규직의 차별감과 모멸감은 여전히 진행 중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계약직이란 누군가의 청춘을 담보로 지불되는 것이다. 그 소중한 청춘의 시간을 보내고 얻는 결과가 그저 정규직. 그마저도 이루지 못할 희박한 가능성. 회사는 당연한 권리를 생색이라도 내고 싶은지. 정규직이란 이름을 건네준다면서 계약직들의 청춘을 고문한다. “좀 더 잘하면 정규직이 될거야”, “이번에 예산이 좀 더 확정되면 자리가 하나 날 태니까 열심히해봐” 이런 감언이설로 널부러진 청춘의 희망등은 그저 희망고문일 뿐이다.
 
물론 그 말을 하는 그들조차도 그 말의 이면을 모르고 하는 소리일 수 도 있다. 하지만 새로 생기는 정규직의 자리는 열심히 일하던 계약직의 자리는 아니다. 새로운 정규직의 자리는 새롭게 들어올 정규직의 자리일 뿐이다. 이러한 현실을 알려주려는 듯 드라마 미생은 감언이설하지 않는다. 도덕책에 나올만한 희망을 던져주지도 않는다. 그저 사실적이고 처절한 현실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이 현실로 시선을 이동시킨다.
 
계약직들의 불안함 방관자였던 대한민국의 정규직에게 전이되어가는 상황
 
수많은 계약직들의 위태로운 삶을 본다. 현실 속에 존재하는 또 다른 장그래인 그들을 우리는 그저 바라보고만 있다. 그들이 나약하고 빌빌거려서 그런 것이 아님을 알고 있음에도. 자신이 아니라고 해서 남의 일처럼 안심하며. 허나 우리에게 이런 평안의 시간은 짧다. 계약직의 삶을 보며 안심하던 우리들에게도 위기는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공기업들은 민영화의 바람이 불고, 안정된 직장이라던 공무원은 최대 장점인 공무원연금을 시시각각 정부에서 노려보고 있다. 계약직, 비정규직의 불안한 삶을 남의 일이라 여기며 살던 우리마저도 이제 그들과 차이가 없는 불안한 상황으로 서서히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이제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기업의 운영을 좀 더 수월하게 하기 위해 정규직의 해고를 자유롭게 하는 법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수많은 계약직들의 꿈인 정규직마저 계약직의 다른 이름으로 바꿔버리는 상황을 만들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잠시 뒤면 현실의 수많은 정규직들마저 계약직 비정규직의 불안한 삶으로 전이 되는 것이다.

 지난 29일 방영한 tvN <미생> 14회 한 장면
ⓒ tvN<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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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보다 잔혹한 현실. 불안하고 위태로운 사람들에게 미생이 보여줄 답을 기대하다
 
드라마 속 상황보다 이제 현실 속 모습이 더욱 가혹해져가고 있다. 현실의 우리는 좀 더 위태롭고 잔혹하리만큼 불안하다. 드라마 속 현실보다 더 무섭고 무거운 세상과 현실의 권위에 짖눌리기 때문이다. 우리는 때로 좀 더 가혹하게 길거리로 내몰리기도 하며, 최저임금을 받지못하기도 한다. 자신들의 일터에서 폭언과 폭행 성희롱, 성추행의 사각지대에 놓인 약자들도 있다. 오히려 감원이 될까봐 최저임금을 받기를 주저하는 모순된 아파트 경비원분들도 있다.
 
이렇게 불안하고 위태로운 사람들로 점점 더 가득차 버릴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해답. 아니 희망. 단지 그것이 희망고문이 될지라도. 그것을 드라마 미생이 보여주길 바란다. 현실을 차갑게 응시하며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드라마 미생. 지나치게 현실적이지만 아직은 인간적인 모습을 잃지 않은 드라마. 그 드마라 ‘미생’이 전해주는 희망 고문은 그자체로 우리에게 희망이 될 거란 믿음이 생길거라 확신한다. 그저 어두운 현실 묘사와 관조를 넘어선 우리가 꿈꾸어야 하는 진정한 현실을 미생의 마지막대국의 결말에 갈수록 그 벅찬 희망을 그려주길 기대한다. 그것이 단지 희망고문이 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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