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노교사가 차려준 제자들의 환갑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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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미디어리포트 뉴스> 박정훈 기자

“모두 참석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오늘 나는 정말로 행복합니다”

제자들의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 준 한 노교사의 첫 마디.
지난 11일 오후 이천의 한 웨딩홀의 연회장에서 요즘 볼 수 없는 구경거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곳을 찾았다.
연회장에 들어서니 양복과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중년의 남·녀 20쌍이 군데 군데 모여 환한 웃음을 지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예전에는 자주 봤으나 지금은 좀처럼 볼 수 없는 합동회갑연을 치루기 위해 모인 이천농고(현 이천제일고) 토목과 제 24회 동창생 부부들.
이들 가운데 유독 나이가 들어 보이며 인자한 미소를 짓고 앉아 있는 노신사가 눈에 띤다. 그는 다름아닌 제자들의 합동회갑연을 차려준 민달영(77세)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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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선생은 30여년전 이들 가운데 한 제자의 결혼식 주례를 보면서 환갑잔치상을 차려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들과 민 선생의 인연은 40 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 선생은 교직에 입문하던 첫 해인 지난 72년 이천농고 토목과 까까머리 고등학생 58명과 만나 3년간 함께 생활했다.
3년간 똑같은 학생들의 담임을 맡는 경우가 드물어서 이들과의 관계는 더욱 끈끈했다.
민 선생은 교편을 잡고 있는 동안 수많은 제자들을 배출했지만 이처럼 오랜 기간 이어진 경우는 없다고 말한다.
환갑을 맞은 제자들이 불러주는 ‘스승의 은혜’와 이날 자리를 마련해준 고마움에 절을 하는 제자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며 눈물을 닦는 민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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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모두가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과 특히 먼저 이 세상을 떠난 제자들이 그립다며 눈물을 흘리느라 말을 잇지 못한다.
그리고 민 선생은 더 성대하게 차려주지 못해 제자들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슬그머니 자리를 일어난다.
이에 새빨간 나비 넥타이를 맨 이춘수 동창회 총무는 “제자들의 잔치상을 마련해준 선생님께 감사 드리는 의미에서 오늘 하루 즐겁게 보내자”는 말에 이어 코믹한 재롱을 부리며 노교사를 위로했다.

<인터넷뉴스팀> gk1news@hanmail.net / cnn042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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