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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자들' 신데렐라 스토리 뒤에 지배층의 공포와 욕망을 담다

미디어리포트 | 기사입력 2014/09/05 [18:26]

'상속자들' 신데렐라 스토리 뒤에 지배층의 공포와 욕망을 담다

미디어리포트 | 입력 : 2014/09/05 [18:26]

















 SBS 수목드라마 <상속자들>의 차은상(박신혜 분).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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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방송된 SBS <상속자들> 10회의 시청률은 전국기준 15.3%를 기록했다.<비밀>은 17.3%의 시청율로 1위를 수성하였다.(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상속자들>은 김탄과 차은상의 백허그와 영도의 기습포옹까지 보여주며 2%의 차이로 전일보다 0.4%로 간격을 좁히며 1위 <비밀>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상속자들>은 초반엔 단지 가볍고 상큼한 신데렐라 스토리로 드라마는 출발했다. 당연한 얘기일수 있지만 <상속자들>은 현대판 신데렐라의 진부한 플룻이다. 하지만 검증되고 안정된 흥미를 보장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배우들의 라인업은 뛰어나고 연기력도 무난하다. 이미 검증된 김은숙 작가의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도 극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내고 있다. 아직 1위 입성은 못했지만 <비밀>을 바짝 추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제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초반부의 에피소드들을 뒤로하고 본격적으로 삼각관계를 이루면서 상속자들의 그 핵심스토리로 진입하고 있다.


표제적인 모습으로는 경영상속자집단과 주식상속자집단, 명예상속자집단과 여러 계급 중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윤찬영(강민혁 분),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그들 속에 던져진 사회배려자 집단인 차은상(박신혜 분)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 계급을 만든 부모들의 이야기다.


그 속 사춘기 틀에서 그 집단의 모습들을 감각적으로 전해주고 있다. 그 속에 화면으로 여자들이 꿈꿀만한 신데렐라 로맨스를 담고서 영상을 음악을 들려주듯 감미롭게 그려낸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드라마는 순진한 로멘틱 코미디의 사랑 스토리가 아니다. 신데렐라 스토리 속에 강자들의 공포와 욕망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그 위에 여성들이 좋아하는 플릇의 화음을 잘 버무린 트렌디 드라마이다.


<상속자들>은 장면들을 살펴보면 극의 전체적인 부분 중간 중간에 이러한 부분이 눈에 띈다. 영도(김우빈 분) 패거리에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문준영(조윤우 분)의 모습이 있다. 또한 사회배려자 전형인 은상(박신혜 분)의 위태로운 줄타기가 있다.


강자들의 공포와 욕망을 보여주는 한 단어 "절대 약자 편에 서지마"


"여기서 너 말고 재한테 말거는 애 있어? 제국고 앞에서는 절대 약자 편에 서지마. 약자가 약자 편에 서면 약자들이 될 뿐이야." 왕따 준영을 괴롭히는 걸 말리려는 은상에게 김탄(이민호 분)은 화를 내며 말한다. 약자가 되는걸 두려워하는 공포와 약자를 밟아버리려는 욕망이 그 한줄의 대사에 뭍어 나온다. 그 대사 뒤로 작은 제국과도 같은 제국고 복도에서 둘이 서로 멍하니 마주보고 있는 사이 줌아웃 되는 화면으로 둘은 사라진다.


'약자편에 서지말라'는 대사는 무겁게 다가온다. 우리가 맞닿은 현실에서의 모습이 오버랩 되어서이기 때문일까? 약자는 자신 스스로 지키거나 아무도 지켜줄 수 밖에 없다는 그 사실이 직선으로 가슴에 고통스럽게 다가온다. 그저 차은상을 보호하려는 드라마에서의 김탄의 여러 상황은 그저 극중의 도구일 뿐이다. 극중에서 그런 현실을 거스르려는 김탄이 멋지게 보이게 하는 하나의 장치일 뿐이다. 차가운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과연 실제 현실에서는 김탄의 모습이 가능하기는 할까?


전과자의 낙인과도 같은 사회배려자 전형
<상속자들>의 사회배려자 전형은 마치 전과자의 낙인과도 같다. 그것으로 인해 준영이는 왕따를 당하고 전학을 갔다. 그것이 들킬까봐 은상은 불안해하고 눈치를 본다. 제국고 친구들은 은상에게 의혹의 눈초리를 보낸다. 영도는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것으로 은상을 더욱 옥죄인다. 은상은 마치 자신의 전과사실이 들통나는 것처럼 두려워하고 불안해한다. 은상은 아무런 죄도 짓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녀는 그저 단지 가난할 뿐이다.


사회배려자 전형은 기회가 균등하다고 보여주기 위해 강자가 약자에게 던져준 하나의 이벤트와 같다. 은상에게 던져준 사회배려자 전형은 혜택이나 배려가 아니라 오히려 족쇠이자 주홍글씨 일 뿐이다. 제국고란 기회는 그저 그녀에겐 과분한 사치로 보인다. 제국고에 다니고 싶은 것은 단지 합리적 욕심일 뿐이지만 그녀는 두려움에 떨며 외줄을 타고 있는 듯하다. 가난하기에 떨어지는 순간 조롱과 비웃음 거리가 되는 위험한 외줄이다.


<상속자들> 강자인 그들의 삶의 방식















 SBS 수목드라마 <상속자들>의 김탄(이민호 분).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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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권력층 자제들의 이야기이기에 그 드라마 속엔 그들의 삶의 방식이 보인다. 첫 회부터 지금까지 진행되는 동안 그들만의 구역에서 상위 1%가 하위 99%를 어떻게 대하는지 보여주었다. 어찌 보면 우리사회의 권력층들이 지배층을 관리하는 방식이 그 제국고등학교에서도 보여지고 있다. '제국'이라는 그 이름처럼 후진적이고 비민주적인 그들만의 제국의 모습을 그려준다.


영도 아버지 최동욱(최진호 분)은 "반칙도 경기의 일부다. 어떻게든 이겨라!"라고 하며 이것이 그들의 규칙이고 암묵적인 룰인 것을 보여준다. 사회배려자 전형인 은상에게 찬영과 김탄은 말한다. '들키지 않는 한 끝까지 거짓말하라'고. 그게 이곳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영도는 놀이하듯 은상의 약점을 잡아 비웃고 조롱한다. 가지고 놀듯 은상을 수시로 협박하고 두려움에 떨게 하여 자신에게 복종하듯 끌리게 만들려고 한다.


<상속자들> 그들에겐 정당한 현실에서의 경쟁은 없다.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공격한다. 강자들의 생존방식이다. 그들에겐 룰도 없다. 그런 그들에게 룰을 지키라는 것은 공허하고 순진한 메아리 일뿐이다. 극중 영도가 탄이의 친엄마에게 모르는척 '아줌마'라고 부르는 장면에서처럼 현실에서도 예의나 격식은 없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짐승과도 같이 잔인해진다. 왕따 준영이를 비웃고 조롱하듯 약자들의 인간적인 배려나 관용은 없다.


어떻게 하든 이기고, 들키지 않는 한 끝까지 거짓말하고,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공격하는 그것이 우리시대 기득권층 상속자들의 모습과 너무도 닮아있다. 너무도 닮아있기에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물론 현실에 비하면 아주 가벼운 바람소리 정도일 뿐이겠지만.


모두들 드라마 속의 차은상과 김탄 그리고 영도 및 그 외 등장인물에만 몰입한다. 그 배경에 깔린 고통스런 현실은 그저 사진속의 흐리게 뭉개져버린 배경처럼 중요성을 체감하지 못한다. 죄악처럼 보이는 가난한 현실은 아름다운 화면에 이성이 마비되고 달콤한 환상에 중독되어 간다. 이 드마라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일까?  


무서운 현실을 보여주면서 신데렐라의 성장과 사랑스토리를 담고 있는 트렌디 드라마 <상속자들>. 더 이상 가벼운 로멘틱 코미디 드라마로만 보아선 안 된다. 앞으로 무거운 현실과 지배층의 공포와 욕망을 담은 <상속자들>이 더욱 예민하고 예리하게 플롯을 그려나가길 희망한다. 잘 버무려서 예상 이상의 신데렐라 스토리의 아름다운 표정을 가진 드라마로 그려내길 고대한다. 그래야 극중의 차은상이 족쇠를 풀고 고통스런 현실속의 신데렐라들은 더욱 아름다워질 테니까. 그리고 낙인과 같은 주홍글씨를 지울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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